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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는 향선생

상견례가 결혼에 미치는 영향

by 향선생 2021. 11. 30.

코시국에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는 상견례를 먼저 하는 게 맞는 것 같았다.

짝꿍의 의견이었고, 나도 동감했다.

실제로 우리의 상견례 날짜는 7월 11일이었고, 7월 12일부터 방역지침이 강화되어 상견례도 제한되는 상황이 시작되었다. (시기적절)

강화된 방역지침이 7월 10일 발표라서 둘이서 가슴을 쓸어내리면서 안도했던 기억이 있다.

그래도 상견례는 어떻게 하긴 하는구나.

양측 부모님께 상견례 시기를 말씀드리고 날짜를 정하는데 우리는 엄마의 일 때문에 일요일만 가능, 다행히도 짝꿍네 어머님도 항암치료가 토요일 아침이라 하루 쉬고 일요일이 뵈기 좋게 되었다.

날짜는 정했다 치고 장소를 정해야 되는데 서울의 상견례 장소는 다 어느 정도 정해진 곳이 있는 것 같았다.

위치상으로 종로나, 합정 쪽 얘기를 하다 보니 별로 없어서 어차피 양쪽 부모님 다 차 있으시고 차 끌고 오면 되니깐 장소는 개의치 말자 해서 음식 구성이 좋은 곳으로 고르기로 했다.

우리는 상관없는데, 짝꿍 어머님께서 항암치료 중이다 보니 아무래도 음식에 제한이 있어서 다행히 음식 종류는 어느 정도 범위가 정해져서 고르기가 쉬웠다.

웨딩홀 상담을 한 날, 날을 잡고 합정에 위치하고 있는 우담가&해담가를 시식하러 갔다. 보통날 잡기 전에 상견례 일정을 먼저 잡는다고 하는데 우리는 둘 다 독고다이라서 부모님 의견 왜 필요함? 우리 결혼식인데?? 해서 맘대로 잡아버리고 말았지 뭐야.. 도 아니고 사실 내 맘대로 잡아버림.. (향선생 결혼 혼자 하는 듯..) 아니 짝꿍은 3월이 좋다고 하니깐 그럼 3월 초는 바쁠 거 같으니깐 3월 말에 하자 그럼 마지막 주, 나는 일요일 올 수 있는 손님이 많으니깐 마지막 주 일요일 궈! 했는데 아무도 반대하지 않았을 뿐..

아무튼 우담가&해담가 시식

 

#우담가&해담가

상견례 장소로 검색하면 많이 나오는 만큼 우담가&해담가는 홀도 있고 룸도 많은 곳이다.

메뉴도 정식, 특선 위주로 되어있다.

지금은 메뉴가 많이 바뀐 것 같긴 한데 우리는 해담가정식을 시켰다. 현재의 보양전골 정식과 비슷한 구성인 것 같다.

룸이라서 굉장히 조용하고 얘기하기 좋은 장소였다.

여러 얘기를 들어봤을 때 상견례 음식점은 맛은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고 하긴 했는데 역시나... 해물누룽지탕은 맛있었던 듯. 근데 해물누룽지탕 메뉴에서 없어졌더라.. 맛있었는데

후식도.. 없었음.

기대를 약간은 했었는지 살짝 실망해서 우리 동네에 있는 달여울이라는 식당을 짝꿍이 알아왔더라. 다음 주에 시식해보기로 하고 예약함.

 

#달여울

우리 동네라서 짝꿍네 부모님께 좀 미안했는데 사당은 차 타고 오기 편해서 괜찮다고 하더라. 건물이 좀 낡긴 했는데 평이 꽤 좋아서 일단은 가보기로 했다.

원래는 저렴하게 반달 낮정식을 먹어보고 있었는데 주말은 안된대서 패스..

일요일도 가능한 보름달 정식을 먹어봤습다.

일단 달여울은 전 좌석 다 룸으로 돼있어서 프라이빗한 공간으로 딱 보기에도 상견례나 접대 음식점으로 안성맞춤.

근데 보기와는 달리 방음은 잘 안되더라. 옆자리 동문회 얘기 재밌게 잘 들었음.

상견례 때 뭐 비밀 얘기하는 거 아니니깐 방음 안돼도 뭐. 목소리는 내가 더 커 이길 수 이써.

음식은 진짜 다 맛있었다. 구성도 괜찮고. 서비스도 친절하고.

다 맘에 들어서 더 알아보지 않고 그냥 달여울로 결정했다.

상견례 식사는 5만 원선으로 보통 한다길래 우리는 누리달 정식으로 하기로 결정.

 

#상견례

양측 부모님께 상견례 장소를 말씀드렸다.

이모들이 상견례 때 뭐 입을 건지 관심이 많으셨는데 엄마는 나 젊으니깐 아무거나 입어도 되잖아? 겁나 쿨함

엄마가 젊긴 하지.. 시부모님&아부지 동갑이시고 엄마는 일곱 살 어린 막내니깐..

이모들 성화에 그래도 백화점 가서 여름 재킷을 하나 사셨더라. 워낙 안목이 있어서 이쁜 걸로 재킷 하나만 잘 고르니깐 평상복에 새로 산 자켓 하나만 걸쳐도 깔.끔.

아부지는 옛날 옛적에 샀던 여름 정장 그냥 입으시더라. 겁나 쿨함.

나는 예전 친구가 선물해준 흰색 원피스에 베이지색 여름 재킷 걸침.

양측 부모님과 예비 도련님, 우리 해서 7명 예약했더니 널찍 한 룸으로 주심.

누리달정식도 우리가 먹었던 메뉴에 추가로 갈비찜, 대구탕 이런 메인 메뉴가 추가되는 거라 맛있게 잘 먹었다.

갈비도 맛있고 대구탕도 맛있더라.

상견례 때 상 엎고 나왔다는 썰 되게 많이 들었는데 이미 날 다 잡고 만나서 그런지 그냥저냥 별 얘기 없이 식사 잘하고 마침 ㅋㅋㅋ

예비 도련님 그날 처음 뵀는데 어색하지도 않고 나는 편했음. (나만 그랬을 수 있음)

 

사당 위치만 괜찮다면 나는 다른 누구에게라도 상견례 장소로 달여울 추천할만한 듯. 재방문 의사 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