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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는 향선생

플래너가 결혼에 미치는 영향

by 향선생 2021. 11. 15.

그렇게 2021년 2월 첫째 주 주말 영화 한 편을 보고 나는 결혼을 결심했다.

일요일에 다음 주에는 짝꿍에게 부모님과의 면접이 예상될 것을 통보했다.

월요일에는 부모님께 데리고 살만한 사람이 있으니 면접을 잡을 것을 통보했다.

3일의 순차적인 통보로 어찌 됐던 결혼의 준비가 시작되었다.

구체적인 결혼에 대한 얘기도 없었지만 내 마음대로 통보한 시작에 짝꿍도, 부모님도 큰 당황을 했을 진 모르겠다.

내가 꽤나 좋아하고 존경하는 선배가 한분 있다.

같은 직종에서의 선배이고, 결혼 선배이기도 해서 웬일인지 선배의 결혼식 때는 살짝 서운하기도 했다.

선배는 프로포즈를 받고 4-5개월 정도만에 후딱 '우왕 프로포즈!' 하자마자 결혼식을 했다.

플래너가 필요하다고 생각을 했다. 나는 야근이 잦고 코시국이 시작된 이후로는 회사의 상황도 계속 바뀌고. 여유롭게 1년 정도를 준비기간으로 잡는다고 쳐도 주변에서 많이 들었던 결혼 스트레스로 지장을 받고 싶지 않았다.

플래너가 없이 직접 알아보고 발로 뛰는 재미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그러기엔 나도, 짝꿍도 회사에서 많은 역할을 하고 있는 사람이었다.

선배의 결혼식을 도와주셨던 플래너를 소개받았다. 플래너를 알아보는 것도 막막할 줄 알고 짝꿍과 둘이 앉아 웨딩플래너 업체를 막 검색을 하려는 참에 선배가 연락처를 공유해주고 바로 연락을 해버렸다.

마침 플래너와 연락을 하고 있던 그 주 주말이 웨딩박람회가 있는 날이라고 하셨다. 짝꿍은 플래너에 대한 계획이 없다가 갑자기 통보를 받은 거라 고민 중이었고, 영화를 보고 나와서 고민은 박람회를 가서 한번 해보자 하고 그대로 츄리닝바람으로 삼성동 코엑스에서 진행 중인 웨덱스웨딩박람회를 갔다. 정말 사람만 보고 소개받은 거라 업체도 몰랐는데 플래너님이 웨덱스 소속인 것도 그날 처음 알았다.

코엑스 박람회 입구에는 스튜디오 사진들이 죽 늘어서 있었다. 플래너님 성함을 대고 입장권을 받고 마음에 드는 스튜디오를 고르는 걸로 박람회는 시작됐다. 

우리는 온뜰에피움 / S스튜디오 / 스파지오 세 곳을 선택하고 입장을 했다.

플래너님을 만나고, 대략적인 결혼시기를 말씀드리니 결혼식 날짜에 맞는 대략적인 스케줄을 설명해주셨다. 

1년이 넉넉하다고 생각했는데. 플랜도 딱 1년 정도로 맞춰져 있는 걸 보니 시기는 잘 정한 게 맞는구나 해서 안심이 됐다.

박람회를 들어설 때까지만 해도 바로 계약할 생각은 없어서 대략적으로 설명해주는 준비시기를 기억하려고 노력했던 게 기억난다. 하지만 우리는 그날 바로 계약해버렸다. 다시 생각해도 플래너 없이는 준비 못했을 것 같다. 개인적인 차이가 있을 수는 있겠지만 지금까지의 정말 많은 것들을 다 직접 알아봤다고 생각하면 정말 불가능했을 것이다.

약간 시험하고 비슷한 것 같은 느낌인데

이런 느낌? 뭐가 있었던 거 같은데 뭐였더라 아 모르겠네.. 하다가 아무것도 못하지 않았을까.

지금까지는 플래너가 퀘스트를 던져주고 그렇군 퀘스트가 나올 시간이군 하고 퀘스트 완료 후 그다음 퀘스트가 뭘까 생각만 하다가 아 모르겠다 알아서 던져주겠지 하면서 지금도 준비 중. 플래너님 없었으면 아무것도 못했어요 저는..

아무튼 그래서 준비도 없이 그날 설명을 듣고 그날 바로 계약했지만 후회는 1도 없는 플래너님과의 결혼 준비를 본격적으로 기록할 생각이다. (이런 게 취미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