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의 계절

선택의 계절

향선생 2023. 8. 29. 12:51

병원에서 혈액검사를 한 다음날 전화가 왔다.

"임신호르몬 수치 충분히 높으니깐 임신 맞고요 아기집 확인하려면 지금은 안보이니깐 넉넉하게 한 2주 뒤정도에 초음파 보러 오세요~"

두줄은 두줄이 맞는거라며 절대로 아닐리는 없다고 말씀하셨지만

이렇게 임상학적인 수치를 눈으로 보아야 현실이 되는 나는 어쩔 수 없는 간호사였다.

그렇다면 이제부터 할 일은 무엇인가.

계획에 없던 상황이 발생하는데에 익숙하지 않던 나는 J였다.

평생을 J로 살던 나에게 계획에 없던 상황이 일어난 적은 거의 없다 그중에 한 가지는 임신, 한 가지는 대학원 합격이다.

 

산부인과를 정해야겠다.

혈액검사는 집 근처의 의원에서 확인했지만 모든 의료기록을 관리하기 쉽게 출산 그리고 출산 이후까지 가려면 첫 초음파부터 오래 다닐 병원으로 가는 게 나을 것이다.

내가 병원을 선택하는 데에 대한 조건은 첫 번째 거리, 두 번째 출산 가능 유무, 세 번째 조리원 유무였다.

 

첫 번째가 거리였던 이유는 당연히 응급상황에 대한 생각이었다.

아주 일찍 응급상황이 발생하는 경우야 당연히 응급차를 탈것이고, 출산예정일이 가까워졌을 때는 아마도 집에 있거나 집 근처에 있을 것이다. 여러 상황을 생각하면 집에서 거리가 가까운 곳이 첫 번째가 맞는 것 같았다.

병원을 선택하고 찾아보는데 이용한 건 어플이었다.

모두닥 어플을 이용해 진료과와 거리, 평점까지 전부 한눈에 볼 수 있다.

산부인과를 선택할 때 이후 현재 소아과라던가 일반 성인 진료과도 주말 야간에 진료하는 병원을 찾을 때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는 어플이다.

집 주변의 산부인과는 생각보다 많았다. 선택의 범위를 좁혀줄 수 있는 조건은 출산가능 유무였다.

집에서 가장 가까운 출산 가능한 산부인과는 청화병원과 아이투비산부인과 두 곳이었다.

친한 언니가 아이투비에서 둘째까지 출산해서 알고는 있었는데 청화병원은 생소했다.

관악구에 가연산부인과도 가까운 곳이었지만 조리원유무에서 탈락한 듯. 

두 병원의 거리는 거의 차이가 없었다. 단지 우리 집을 중심으로 반대의 거리에 있었을 뿐.

조리원도 두 병원 다 붙어있는 곳이어서 꽤 고민했던 기억이 있다.

결국은 교통상황이 더 나은 청화병원으로 선택.

나중에 동네맘 모임에서 알게 됐는데 이쪽 동작 관악 지역은 대부분 청화병원 또는 가연에서 출산을 하고 있었다. 아이투비는 한분도 못 만난 듯. 그래도 나는 알아보려면 친한 언니에게 물어볼 수 있었을 텐데 지금 생각해 보면 담당의도 잘 만났고 잘 한 선택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