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의 계절
확인의 계절
향선생
2023. 8. 23. 23:10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임상학적인 진단이었다.
나의 이 두줄이 진정한 두줄인지.
진정한 두줄이라면 내 뱃속의 이 세포는 얼마나 자란 건지.
나에겐 선택권이 있었다. 회사에서 빈과장한테 초음파를 볼 것인가 or 모르는 척 근처 병원을 갈 것인가.
회사에 이렇게 갑작스럽게 임밍아웃을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집 근처 병원을 갔다.
대략 5주 이하로 추정. 그것도 마지막 생리일로 계산한 결괏값이었다.
내가 원한 임상학적 진단을 내리기에는 너무나 빠른 시기.
그렇다면 도대체 나는 왜 어째서 어떻게 두줄을 확인하게 된 것일까
그건 아무도 알 수 없다.
아무튼 그렇지만 원장님 말씀으로는 두줄은 그냥 두줄이라고 하셨다.
혹시나는 없대.
그래도 혹시나 확인을 하고 싶으면 혈액검사로 임신호르몬 수치를 보는 방법이 있긴 하다고 하심.
회사에서 지겹게 하는 검사이지만...
이렇게 임밍아웃을 할 순 없다.
나 자신은 돈으로 지킬게요 선생님.
그렇게 혈액검사를 하고 귀가하게 된다.
어떠한 이유로 아무 증상도 없던 내가 호기심으로 임태기를 구매하고
어떻게 된 상황으로 두줄을 확인하게 된 건지 (열 달이 지나고 출산을 하고 7개월이 지난) 지금도 나는 알 수 없다.
(근 1년 만의 포스팅.. 임신출산육아가 이런 거였다니...)
술좀 고만 마시라는 삼신할매의 점지가 아니었을까..